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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omaine Sylvain Pataille 'Fleur de Pinot' Marsannay Rosé 2021: 단순한 로제를 넘어선 경험
    와인 2025. 6. 4. 18:34

     

     흔히 로제 와인은 가볍고 단순하게 즐기는 여름용 와인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여기, 그 고정관념을 깨는 로제가 있다. 부르고뉴 꼬뜨 드 뉘 최북단, 막사네의 장인 실뱅 파타이(Sylvain Pataille)가 빚어낸 '플뢰르 드 피노(Fleur de Pinot)' 2021 빈티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와인은 단순한 핑크빛 액체를 넘어, 테루아의 정수를 담고 숙성 잠재력까지 지닌 특별한 존재다.

     실뱅 파타이는 막사네 지역의 개성을 와인에 담아내는 데 열정적인 생산자다. 14세에 와인 양조의 길에 들어선 그는 부르고뉴와 보르도에서 학문적 기반을 다지고, 1999년 단 1헥타르의 밭으로 자신의 도멘을 시작했다. 유기농 및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을 고수하며 포도밭 본연의 힘을 믿는 그는 셀러에서의 인위적 개입을 최소화한다. 토착 효모 사용, 최소한의 아황산염, 무여과 등 그의 양조 철학은 "훌륭한 와인은 포도밭에서 만들어진다"는 신념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는 잊혀가던 알리고떼 품종을 부활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며, 막사네 테루아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선구자다.

     

    삼색(三色)의 테루아, 막사네

     막사네는 부르고뉴에서 유일하게 레드, 화이트, 로제 와인을 모두 빌라주 단위로 생산하는 특별한 아펠라시옹이다. 점토-석회암과 이회암이 섞인 다양한 토양은 와인에 복합미를 더한다. 파타이는 특히 "라 샤름 오 프레트르(La Charme aux Prêtres)"의 석회암 토양, "샹포레(Champforeys)"의 점토 토양 등에서 자란 포도를 '플뢰르 드 피노'에 사용한다. 그는 특정 테루아의 미네랄리티가 너무나 아름다워 레드 와인으로 만드는 것이 아까울 정도라고 말하며, 로제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낸다.

     

    '플뢰르 드 피노': 피노의 정수를 담은 로제

    2002년, 실뱅 파타이는 "숙성을 위해 디자인된 특별한 로제"를 만들겠다는 비전으로 '플뢰르 드 피노'를 탄생시켰다. '피노의 꽃'이라는 이름처럼, 이 와인은 피노 누아 품종의 가장 순수하고 섬세한 본질을 담아내고자 한다. 일반적인 로제의 틀을 깨고, 훌륭한 화이트 와인을 연상시키는 복합미와 구조감을 지향한다.

     '플뢰르 드 피노' 2021은 수령 65년에서 90년에 달하는 오래된 피노 누아 포도나무에서 나온 포도로 만들어진다. 손 수확 후, 약 절반은 직접 압착하고 나머지는 2~4일간 짧은 침용을 거쳐 색과 풍미, 구조감을 섬세하게 추출한다. 발효는 오직 토착 효모만을 사용하며, 대형 푸드르(foudre)와 데미-뮈(demi-muids, 1/3 새 오크통), 탱크에서 총 24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숙성된다. 이는 로제 와인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방식으로, 와인에 복합성과 숙성 잠재력을 부여한다. 병입 시 아황산염은 최소량만 사용하며, 청징이나 여과 과정은 거치지 않는다.

     

    도전과 극복의 2021 빈티지

    2021년 부르고뉴는 봄 서리와 여름철 잦은 비로 유난히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수확량은 급감했고, 포도밭에서의 세심한 관리와 엄격한 선별 작업이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이런 역경 속에서도 파타이의 바이오다이나믹 농법과 정밀한 양조 기술은 빛을 발했다. 극소량 생산된 포도는 응축미를 지녔고, 서늘한 기후는 산도를 잘 보존했다. 그 결과, 2021년 '플뢰르 드 피노'는 가볍지만 투명하고, 산미가 이끄는 테루아 중심적인 캐릭터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상세 와인 정보 :

    Domaine Sylvain Pataille 'Fleur de Pinot' Marsannay Rosé 2021
    생산자: Domaine Sylvain Pataille
    산지: France > Bourgogne > Côte de Nuits > Marsannay
    품종: 피노 누아 (Pinot Noir)
    알코올: 13%
    양조: 유기농/바이오다이나믹 농법. 수령 65-90년 포도나무. 손수확. 직접압착 및 2-4일 침용. 토착효모 발효. 푸드르, 데미뮈(1/3 새오크), 탱크에서 24개월 숙성. 최소간섭(무청징,무여과).
    평론가 평점 : Neal Martin (Vinous): 91점, Jasper Morris (Inside Burgundy): 91점, Hudin.com: 93점, Tim Atkin: 90점
    시음 글래스: 알리발 짭 가브리엘골드
    구입 정보 : 12.7만원 / 직구(비타트라 독일)
    재구매의사: 높음

    시음 후기

     5월 첫날, 기념일을 맞아 스시조에 다녀온 후 이 와인을 열었다. 솔직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맛있어서 놀랐다. 짝꿍과 너무나 즐겁게 마시다 보니, 한 시간을 조금 넘겨 한 병을 다 비워버렸다. 덕분에 시간을 두고 천천히 변화를 느껴보지는 못했지만, 강렬한 체리 캔디와도 같은 이 와인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단언컨대, 내가 지금까지 마셔본 로제 와인 중 최고였다. 이 와인이 왜 특별한 로제로 불리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

     

    테이스팅 노트

    • : 약간의 흐릿함이 감도는, 잘 익은 앵두를 연상시키는 매력적인 핑크빛. 일반적인 로제는 연어색과 같이 옅은 색을 띄는데 비해 거의 옅은 레드에 가까운 색깔. 
    • : 딸기, 체리, 라즈베리 같은 붉은 과일 향을 시작으로 자몽, 레몬 껍질의 시트러스, 들꽃 향이 피어오른다. 여기에 양송이버섯, 젖은 돌, 정향 같은 스파이시함과 뚜렷한 미네랄리티가 복합미를 더한다. 화이트를 연상시키는 꽃향이 있지만 동시에 레드를 연상시키는 붉은 과실이 있어 이 와인의 유니크함을 드러낸다. 
    • : 입안에서는 생기 넘치는 산도와 함께 집중도 있는 붉은 과일, 시트러스 풍미가 느껴진다. 미네랄리티가 전체적인 구조를 탄탄하게 받쳐주며, 미묘한 탄닌감은 일반적인 로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깊이를 선사한다. 길고 우아한 피니시가 인상적이다. 나는 평소에 로제를 즐기지 않는데, 가장 큰 이유는 맛 때문이다. 평범한 로제는 팔렛에서 화이트와 레드의 단점을 모두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와인은 정 반대로, 화이트와 레드의 장점만을 가졌다. 화이트의 높은 산도와 산뜻함, 레드의 바디감과 부드러움. 그리고 그 둘을 아우르는 복합미를 지녀 독특한 인상을 준다. 화이트와 레드 중 어느쪽에 가까운지 굳이 따지자면 화이트에 더 가깝다. 
    • 숙성 잠재력: 지금 마셔도 훌륭하지만, 앞으로 5년은 더 즐길 수 있을 듯.
    • LC Point : 94 / 100, S2 Point : 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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