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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청역 진주회관 콩국수 : 여름을 알리는 고소함
    음식 2025. 6. 6. 15:58

    진주회관: 😋😋😋😋
     

     


     여름의 초입을 알리는 햇살이 뜨거운 현충일, 시청역 인근의 ‘진주회관’을 찾았다. 이미 60년에 가까운 업력을 자랑하는 노포 앞은 명성을 증명하듯 긴 대기 줄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땡볕을 우산으로 가린 채 늘어선 행렬은 이 집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11시 20분 정도에 줄을 서서 약 25분의 기다림 끝에 11시 45분경 자리를 안내받을 수 있었다. 이 집을 처음 방문한 지도 어느덧 15년, 그간 여의도 분점(?)인 ‘진주집’에도 종종 드나들었다.
     

    진주회관 메뉴판
    콩국수


     진주회관 콩국수의 정체성은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긴 시각적 단순함에서 시작된다. 오이나 계란, 깨 같은 어떠한 고명도 없이 오직 뽀얀 콩국물과 그 안에 담긴 국수만으로 구성된다.
     15년 전, 이 콩국수를 처음 마주했을 때의 충격은 상당했다. 당시 경험했던 대부분의 콩국수는 고명이 올라가는 것이 당연했고, 국물 역시 콩의 입자가 느껴지는 거친 질감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곳의 콩국물은 마치 잘 만든 크림 수프처럼 입자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곱고, 꾸덕할 정도의 밀도 높은 질감을 자랑한다. 이 압도적인 부드러움과 고소함은 기존 콩국수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꾸는 센세이셔널한 경험이었다.
     면 역시 평범하지 않다. 대부분의 식당에서 사용하는 국수 면과 달리, 유난히 쫄깃하고 탄력 있는 식감을 자랑한다. 걸쭉한 콩국물이 면에 완벽하게 코팅되어 국물과 면의 조화가 극상에 달한다.
     
     주연인 콩국수의 맛을 완벽하게 보좌하는 것이 바로 이 집의 김치다. 일반적인 김치와 달리 맵고 자극적인 맛은 덜어내고 단맛을 더했다. 이 절제된 양념은 콩국수 본연의 고소한 풍미를 해치지 않으면서, 곁들임 찬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자극적이지 않아 콩국물을 온전히 즐기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

    역사만큼이나 많은 사랑을 받아온 진주회관

     메뉴판에 적힌 콩국수의 가격은 16,000원. 분명 진주회관이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대체하기 어려운 콩국수 맛을 가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벽면에 붙은 ‘강원도에서 계약 재배한 100% 우리 콩으로 만든 58년 전통의 맛’이라는 문구처럼, 최상의 재료와 오랜 기술력이 녹아든 결과물일 것이다. 하지만 최고급 국산 콩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주재료가 콩과 밀가루라는 점, 소고기와 메밀을 사용하는 평양냉면과 비교했을 때의 구성을 감안하면 같은 값을 받는것이 합당한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물론 진주회관의 콩국수는 오늘에 와서 비싸진 것은 아니다. 사실 이미 십수년 전에도 비싼 가격으로 유명했고, 진주회관의 사장님은 방송 등에서 콩국수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믹서기가 미국 나사(NASA)에서 개발한 매우 고가의 믹서기라는 점 등으로 비싼 가격에 대한 변(?)을 밝히기도 했다.

    FYI.

    1. 분점(?)인 여의도 진주집과는 형제간 운영하는 곳으로, 진주회관이 형이다
    2. 나는 한번도 안 먹어봤지만 김치볶음밥도 맛있다고 한다. 김치가 맛있으니 당연히 맛있을것 같긴 하다.
    3. 한국 내에서 진주회관과 가장 비슷한 맛의 콩국수는 부산에서 찾을수 있다. 부산 해운대 장산역 인근의 좌동재래시장 안에 위치한 '하가원'이라는 집이다. 고명을 올리지 않는 점이나 면의 굵기, 국물 등 많은 부분에서 매우 유사하다. 가격은 12,000원으로 진주회관보다는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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